티스토리 뷰

밤이 깊었다.


전각 안에서는 부찰 씨가 마침 약을 마시고 있었고, 연심이 곁에서 시중들었다. 연심은 부찰 씨가 다 마신 약그릇을 받아들고 곧바로 입을 헹구도록 맑은 물을 건넸다. 부찰 씨가 양칫물을 뱉자 소심이 다시 꿀에 절인 과일을 올리며 말했다. 

 이것은 이번에 새로 절인 새콤달콤한 살구이옵니다. 마마께서는 하나 맛보시어 입 안의 쓴 맛을 털어내소서.”


부찰 씨가 한 알 먹고 바로 이불을 덮고 누우려는데, 갑자기 무언가를 들은 듯 놀라 몸을 일으키고는, 정신을 집중하여 귀를 기울이며 말했다. 

 영련이 우는 소리가 아니냐? 그렇지 않으냐?”


소심이 황급히 대답했다. 

 마마께서는 평안하시옵소서. 제이황자는 아가소[각주:1]에 계시옵고, 지금 시간이면 달게 주무시고 계실 때이옵니다.”


부찰 씨는 믿지 못하겠다는 듯이 염려하여 말했다. 

 사실이냐? 영련은 잠자리를 가리고 낯도 많이 가려서 밤중에 자주 울었느니라.”


소심이 답했다. 

 이황자께서 잠자리를 가리시니, 마마께옵서 유모에게 분부하시어 이황자께서 잠저에서 사용하시던 침상을 아가소에 가져오게 하지 않으셨사옵니까? 궁중에는 열여섯 명의 유모들이 꼬박 지키고 있으니 뜻밖의 일이 있을 리 없사옵니다.”


부찰 씨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다면 되었다. 허나 그 유모들이 모두 신뢰할 만 한 것이냐? 그리고 대황자도 아가소에 있지 않느냐……”


 윗전마마께서 안배하신 일이온데 어느 것이 적절하지 않겠사옵니까? 대황자께옵서 비록 아가소에 계시지만 우리 이황자님과 비할 바가 있겠습니까?”


부찰 씨가 고개를 끄덕였다. 

 대황자의 생모는 비록 나와 같은 가문이지만 복이 없어서 황상께서 등극하시기 전에 대황자 하나만 외롭게 남겨두고 세상을 떠났구나.” 

부찰 씨는 소심을 잠시 바라보았다. 

 너는 아가소에 분부하여, 대황자를 세심히 잘 보살피고 이 어미 없는 아이를 업신여기지 말라 하여라.”


소심은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소인 어찌 해야 할 지 잘 알고 있사옵니다.”


부찰 씨는 마치 아직 안심이 되지 않는다는 듯, 조금 머뭇거렸다. 연심이 수묵청화 장막을 내리며 노파심에 거듭 말했다. 

 마마 이만 침수 드소서. 몇 시진 못 주무시고 다시 일어나셔서 국상을 주관하셔야 하옵니다. 오늘 밤에 마마께서 아니계셨으니, 대전에서 소란이 일어나 어떤 꼴이었는지 모르실 것이옵니다.”


부찰 씨가 살짝 웃으며 조금 피곤한 듯 침상에 눕자, 한 줄기 폭포같은 검은 머리카락이 부드럽게 호를 그리니, 마치 지금 그녀의 말투와 같았다. 

 그래. 무슨 꼴인지 모를 것이라? 아직 비빈으로 책봉되지 않았는데 그녀들은 모두 성정을 누그러뜨리지를 못하는구나?”


연심이 태연하게 말했다. 

 그분들이 소란을 일으키는 것은 그분들 마음이지만, 마마께옵서 황후가 되시면 누가 감히 분란을 일으키겠사옵니까.”


부찰 씨가 냉담하게 웃었다. 

 분란을 일으키지 못한다? 잠저에 있을 때에도 하나하나가 까마귀가 닭 본 듯 쪼아댔으니, 이제 얼마나 대단해질지 걱정이다.”

부찰 씨는 천천히 안쪽으로 돌아누웠다. 

 그들이 소란스러운 것을 좋아하는 성정을 누르지 못한다 하더라도, 소란을 피우든 말든 내버려 둬야지.”


부찰 씨는 더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소심은 촛불을 불어 끄고 등잔불 하나만 남겨둔 채 연심과 함께 조용히 물러나왔다.


청앵은 궁중으로 돌아오자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같았다. 혼수로 지참한 시비 아약이 만면에 웃음을 머금고 맞이했다. 

 소주께서는 수고하셨습니다. 소인이 이미 따뜻한 물을 준비해두었고, 소주께서 세수하고 양치하시는 것을 시중들겠나이다.”


청앵은 고개를 끄덕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약이 이것저것 적절하게 준비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시중드는 모든 궁녀가 금대야와 빗, 수건을 받쳐 들고 곁에 공손하게 서있고, 침묵이 흐르자 자신도 모르게 놀라 말했다. 

 구태여 이렇게 큰 수고를 들일 필요가 있느냐? 잠저의 규율대로 간단히 세수하면 될 일이다.”


아약이 생긋 웃으며 청앵에게 다가와 기쁜 마음을 애써 억누르고 비밀스러운 기색으로 말했다. 

 잠저에 들어오셨을 때부터 황상께서 제일 총애하신 분은 소주셨사옵니다. 복진 마마라 할지라도 비할 수 없지요. 고희월 소주도 역시 측복진이지만 처음에는 일개 격격이었고 나중에서야 측복진으로 봉해졌으니 소주의 존귀함과 영화로움에 어찌 비할 수 있겠사옵니까?”


예심은 담담하게 아약을 바라보았다.”

 아니 멀쩡히 있다가 소주께 무슨 말씀을 올리는 건가요?”


아약은 웃음기를 진하게 띄며 대단히 만족스럽게 말했다. 

 대황자는 부찰 제영 격격 소생이고, 제영 격격은 일찍이 세상을 떠났으니 거론할 필요가 없고, 복진 마마는 이황자를 낳으셨고 이제 당연히 황후가 되시겠지만 총애를 받는다고는 말할 수 없지. 소록균 소주도 삼황자가 있지만 고 소주와 마찬가지로 한군기 출신이니 안될 것이야.”


청앵은 천천히 귀밑머리에서 눈처럼 새하얀 구슬 꽃 장식을 떼어냈다. 은으로 된 호갑이 구슬 꽃과 부딪쳐 살짝 미끄러지며 소리를 냈다. 손가락 끝에 땀이 천천히 스며나와서 매끄럽고 윤이나는 진주를 어루만져도 매끈한 줄 몰랐다. 청앵은 침착하게 말했다. 

 그렇다면 어찌 되겠느냐?”


아약은 오로지 기쁨에 정신이 팔려 여태껏 청앵의 표정을 알아채지 못했다. 

 그러니 말예요, 소주께서는 분명 황후에 버금가는 황귀비에 책봉되실 것이고, 부황후와 같은 지위가 되실 것이옵니다. 운이 나빠도 반드시 귀비의 자리에 오르실 거고요. 만약 소주께서 황자를 낳으신다면 태자 자리는 반드시 누구 것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옵니다……”


청앵은 어두운 창밖을 바라보았다. 자금성의 검고 어두침침한 밤은 낯설고 불안하게 느껴졌다. 처마 밑에 매달린 흰 등롱 두 개는 여전히 밤바람 속에서 밝게 빛나서 심란하게 느껴졌다. 청앵은 아약의 말을 잘랐다. 

 됐다. 나불거릴 시간이 있으면 내가 마실 차나 내오거라.”


예심이 재빠르게 말했다.

 소주께서는 오늘 오래 곡을 하셨으니 목이 말라 힘드셨을까 걱정입니다.”


아약이 빙글빙글 웃으며 막 물러나려하자 청앵이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선제께서 붕어하셨는데 너는 어찌 얼굴에 기쁜 기색을 띄워 사람들에게 보이는 것이냐. 목숨이 열 개라도 너의 죄에는 부족할 것이다. 아직도 잠저에 있는 줄 아느냐?”


아약은 놀라서 몸을 떨었다. 서둘러 표정을 지우고 예예 하며 물러났다. 청앵은 살며시 눈썹을 찌푸렸다. 

 저리 감정을 숨기지 못해서야…… 예심, 너는 아약을 좀 보거라. 저 아이가 분수를 모르고 화를 자초하는구나.”


예심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아약은 직설적이고 표정을 감출 줄 모르지요.”


청앵은 시중드는 궁인들을 훑어보고 담담하게 말했다. 

 나는 많은 사람이 시중드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니 예심만 남고 너희는 모두 물러가라.”


시종들이 모두 물러갔다. 


청앵이 한숨을 쉬며 앉아 머리를 만졌다. 오래 곡하느라 감정은 바닥나고 몸은 지쳤으며 두통이 느껴졌다. 어쩔 도리가 없어 말했다. 

 잠저에 있을 때는 어찌 됐건, 아무리 생각이 커도, 황상께서 나를 총애하셔도, 아랫것들이 분수를 좀 몰라도 문을 닫아 걸면 그만이었다. 이제 그때와 같지 않고, 자금성이 이렇게 커도 도처에 눈과 귀가 있는데, 여전히 저리 제멋대로 구는 아약은 아무래도 얌전히 있지를 못하는구나.”


예심이 고개를 끄덕였다. 

 소인 궁중의 수많은 입과 혀를 경계해야 하고, 잘못을 범해서는 아니됨을 잘 알고 있사옵니다.”


청앵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심이 막 손을 물에 담그어 시중들 때, 밖에 있던 어린 태감이 말했다. 

 소주께 아뢰옵니다. 해란 소주께서 오셨습니다.”


해란은 몸에 병이 있어 오늘 대전에 곡례(哭礼)에 오지 않았다. 청앵은 문 밖에 서 있는 해란을 보며 바로 말했다. 

 이렇게 야심한 시각에 어찌 왔는가? 찬바람을 쐬면 좋지 않으니 어서 들라 하라.”


 해란이 온순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와 예를 올리며 안부를 물었다. 

 한밤중까지 자고 몸에 땀을 흘렸더니 많이 좋아진 것 같습니다. 측복진께서 돌아오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특별히 문안 올리러 온 것이니, 오지 않았으면 마음이 내내 편치 않았을 것이옵니다.”


청앵이 웃으며 말했다. 

 자네가 내 처소에서 지낸지도 여러 날이 지났으니, 그렇게 어려워 할 필요 없다. 예심, 해 소주가 일어나 앉게 부축하거라.”


해란이 황공하여 몸둘바를 몰라 “황공하옵니다”라고 하고는 아주 조심스럽게 청앵에게 말했다. 

 듣자하니, 오늘밤 고희월이 형님의 심기를 건드렸다지요.”


청앵이 “어허”하고 말했다. 

 네가 병에 걸렸거늘 널 쉬게 놔두지를 않는구나. 이런 말들이 네 귀에 들어가게 하다니.”


해란이 황망히 일어났다. 

 천첩 황공하옵니다.”


청앵이 가볍게 미소지었다. 

 나는 자네가 마음쓰느라 몸을 돌보지 못할까 걱정일세.”


해란이 공손하게 말했다. 

 천첩은 소주 처소의 사람이옵고, 소주께 보살핌을 받아 잠저에 몸을 의탁할 자리를 얻게 되었으니 어찌 감히 소주를 위해 짐을 나누어 지지 않을 수 있겠사옵니까?”


청앵이 온화하게 말했다. 

 앉게. 급하게 일어나면 어지러울 걸세.”


해란이 앉으며 겸손하게 말했다. 

 소주를 뵈었으니 천첩이 감히 직언을 올리겠나이다. 잠저에 있을 때 월복진은 비록 소주와 조금 의견이 맞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이처럼 떠벌린 적은 없었습니다. 난데없이 일이 생겼으니 무슨 변고가 있을까 걱정입니다.”

해란은 눈을 들어 청앵을 바라보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다행히, 소주께서는 참고 드러내지 않으시죠.”


청앵은 잠시 잠자코 있다가 비로소 말했다. 

 고희월의 성정이 갑자기 크게 변하고 김옥연까지 연이어 그리하니 이상하다 생각했다. 그렇지만 자네만이 은인자중하라는 말을 하는구나.”


해란이 말했다. 

 소주께서는 총명하고 지혜로우십니다. 고희월이 평소 온화한 사람이라는 것을 어찌 모르겠사옵니까. 다만 이제 분명한 것은 소주를 넘어서려 할 것이란 것이옵니다. 이렇게 공개적으로 소주께 모욕을 주었으니 그녀를 가만 내버려두어서는 안될 것이오나, 다만……”


다만 정세가 명확하지 못하고, 게다가 후궁의 지위도 정해지지 않았으니 그녀를 처벌할 수 있는 것은 당연히 황상과 황후이다. 더 이렇게 모욕을 당한다고 해도 내가 화를 내어 선제의 장례를 망칠 수는 없다.”


해란은 청앵을 바라보았다. 눈에는 감탄하고 공경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소주께서는 주도면밀하게 모든 것을 고려하십니다.”

해란이 말하려다 멈추니, 하려던 말이 있으나 차마 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청앵은 그녀와 한 처소를 쓴 것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기에 바로 말했다. 

 할 말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하라. 여기에 외간 사람은 없다.”


해란은 조금 불안한 듯 손수건을 비틀어 짰다. 

 천첩이 오늘 조금 좋아져서 윗전마마의 문병을 가려 하였습니다. 윗전 마마의 처소에 도착했을 때 마마를 모시는 연심과 소심이 약을 받들어 나온 시간을 틈타 뒤에서 쑥덕거리는 소리를 듣게 될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말하기를 월복진의 부친 강남하도총독 고빈 고 대인이 황상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 황상께서 고 씨 일족을 대기(抬旗)[각주:2]하시겠다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청앵은 머리속에서 와르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려 중얼거렸다. 

 대기라고?”


해란의 한 조각 음울한 먹장구름같은 근심하는 표정이 점점 더 짙어졌다. 

 왜 아니겠사옵니까! 천첩 비록 지위는 낮으나 수녀 출신이라 이런 일은 아주 조금 알고있사옵니다. 성조 강희제의 생모 효경황태후 동 씨 일족은 대청이 개국한 이래 제일 처음 대기되었습니다. 이보다 더한 영광은 없사옵니다!”


청앵이 답답하고 괴로워 말했다. 

 확실히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지. 고희월은 한군기이나 일단 대기하면 만군기가 된다. 그녀는 본래 나보다 조금 못미치는 출신이지만 이것이 만약 사실이라면 나를 훨씬 넘어설 수도 있겠구나.”


해란은 조금 걱정이 되었다. 

 사람들은 소주께서 잠저에 계실 때 총애를 받아 복이 많으시다 여기고 있사옵니다. 이제 첩신이 보기에 많은 복을 받은 것이 화를 불러올까 두렵습니다. 부디 소주께서는 만사에 신중하시옵소서.”

그녀는 조금 울적해졌다. 

 이런 말씀이 귀에 거슬리지는 않으신지……”


청앵은 아주 조금 감동한 표정을 지었다.

 듣기 좋은 소리는 아니다만, 오히려 좋은 말 중에서도 제일이로구나. 해란, 정말 고맙다.”


해란의 눈동자가 떨리며 따뜻하게 말했다. 

 소주의 큰 은혜는 천첩 언제나 마음에 새겨두고 잊지 않고 있사옵니다. 천첩 먼저 물러가겠나이다.”


청앵은 해란의 그림자가 밤풍경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낮게 읊조렸다. 

 예심, 너는 해란 저 사람을 보아라……”


예심이 말했다.

 저 분이 소주 곁에 있던 몇년 동안 얼마나 정중하고 모범적이었는지 그분보다 더한 사람이 없었지요. 더군다나 이토록 사리를 분별할 줄 알고 매사 소주를 먼저 생각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청앵은 정신을 가다듬고 생각했다. 

 그렇지. 정말 저렇게 올바른 사람이 궁중 대소사에도 어쩜 저리 매사 조심할 수 있나?”


예심은 개의치않았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매사 주의하고 신중하여 착오가 없는 것이겠지요.”


청앵이 웃었다.

 이 이야기는 해란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너 역시 잘 배워야 한다.”


예심이 말했다.

 예.”


청앵이 일어나 화장 거울 앞으로 가자 예심이 장신구를 푸는 것을 시중들었다.  

 아깝구나. 저런 성정에 저런 용모인데 황상께서는 두어번 밖에 총애하지 않으셨으니 요 몇년 동안 그녀도 섭섭했겠지.”


예심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소주께서 그분을 밀어주셨죠. 해란 소주가 어떤 출신입니까? 그녀의 부친 액이길도는 면직당하여 벼슬을 잃은 원외랑이옵니다. 당시 그분은 내무부에서 보낸 잠저의 수녀였지만, 만약 황상께서 이따금씩 총애하지 않으셨다면 그런 신분으로는 한낱 수방의 시중드는 시녀 밖에 되지 못하죠. 소주께서 황상께 시첩의 명분을 내리시라 부탁하시어 사람들에게 격격이라 불리게 된 것이 아니옵니까. 이제 황상께서 그녀를 전혀 염두에 두지 않으시니 어떤 처지가 될지 모르지요.”


청앵이 거울을 통해 예심을 보았다. 

 이런 이야기 함부로 지껄이지 마라. 곧 황상께서 잠저에 있던 사람들을 책봉하실 것이고 해란은 분명 명분을 갖게 될 터, 네가 다시 이런 이야기를 한다면 윗전에 불경한 것이 된다.”


예심은 조금 두려워했다. 

 소인, 궁은 왕부와는 비할 수 없음을 알고 있사옵니다.”


청앵은 창 밖으로 먹물같이 깊은 밤풍경을 바라보다가 방금 해란과 나눈 대화를 떠올리고는 천천히 한숨지었다. 




- - - - -

1. 저게 그 뒷목잡기 유발자 아약입니까...

2. 청나라 처음 입문했을 때 수녀(秀女)에 대해서 도통 감을 잡지 못했습니다. 으아니 조선으로 치자면 왕비, 후궁 선발을 하는데 일단 뽑아놓고 누구는 후궁 삼고 누구는 종친 왕자 부인으로 보내고 하는게 전혀 이해가 가질 않았습니다. 수녀 선발로 궁녀를 뽑아서 일 시키다가 25세가 되면 출궁시켜준다고 하는 것도 충격과 공포였지요. 조선 궁녀는 종신제니까요. 제도를 제대로 이해를 못하니 <후궁견환전>에서 견환이 수녀 선발 떨어지게 해달라고 불전에 비는 것과, <보보경심>에서 약희가 좋은 가문 출신임에도 여러 사람들의 오지랖에 대전 궁녀(!)가 되었다는 것이 얼마나 파격적인 것이었는지를 이해하지 못했는데, 얼마 전 좋은 글을 발견하여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조만간 정리해서 올려볼까 합니다. 

3. 10월 20일경까지 바빠지는 구간이라 다음 글을 (이달 중) 언제 올리게 될지 모르겠네요. 아, 물론 일이 바쁘면 바쁠수록 딴짓은 더더더더더더 재밌어진다는 만고 불변의 법칙에 따라 더 자주 올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웃음)

4. 재미나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 아가소(阿哥所): 청나라 궁중의 어린 황자들이 혼인하기 전까지 머무는 고정 거주지의 속칭으로, 주로 ‘남삼소(南三所)’, ‘건동오소(乾东五所, 건청궁 동쪽의 다섯 곳)’, ‘건서오소(乾西五所, 건청궁 서쪽의 다섯 곳)’ 등의 장소가 있다. 건동오소는 건청궁의 동쪽, 천영문(千婴门)의 북쪽에 있으며, 서쪽에서부터 동쪽까지 구분하여 ‘동두소(东头所)’, ‘동이소(东二所)’, ‘동삼소(东三所)’, ‘동사소(东四所)’, ‘동오소(东五所)’라 칭했다. 이 구역은 명대에 황자의 거주처가 되었다. 건륭, 가경, 도광제 3대에 걸쳐 다수의 황자들이 모두 이곳에 있었다. 일반적으로는, 황자가 혼례를 올리고 작위를 받은 후에는 부(府, 군왕 친왕 등의 사저)를 열도록 되어있으며 아가소에서 옮겨가게 된다. 그러나 혼례를 올리고 작위를 받은 후에도 여전히 아가소에 남아서 거주하는 경우도 있었다. [본문으로]
  2. 대기(抬旗): 대기는 청나라 조정이 황후와 비빈 친정의 기적(旗籍, 청 팔기八旗에서의 소속)을 바꾸어 그 신분을 올려주는 제도의 일종이다. 포의 한족(포의 출신 수녀들은 보통 궁녀가 된다)을 팔기 한군에 포함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한군 팔기를 바꾸어 만주 팔기에 포함시키고, 더 나아가 하5기(제후 관할)를 상3기(황제 직속)로도 바꿀 수 있다. [본문으로]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